-한국의 보수는 보수가 아니고 한국의 진보도 진보가 아니라고 책에 썼어요. 어떤 의미죠?"한국에서 보수는 기본적으로 '박정희주의'입니다. 숫자에만 집착하는 개발주의죠. 지디피(GDP) 성장률, 수출액, 그리고 랭킹 숫자들. '우리는 아시아에서 두번째로 높은 빌딩을 갖고 있다', '싸이가 미국 팝 시장에서 넘버원 히트를 기록했다' 그런 것들이요. 보수정당이라면 자유시장 원리에 대한 확고한 기본원칙을 갖고 있어야 합니다. 한국의 보수는 자유시장 질서에 반하는 '대기업주의'를 신봉합니다. 전경련 같은 그룹이 자유시장에 대해서 말할 때 보면, 완전히 가짜예요. 대기업들은 국민의 세금으로 전기세를 감면받고 역사적으로 정부에서 많은 혜택을 받아왔어요. 그래 놓고 기업에 대한 증세를 얘기하면 자유시장 원리를 주장합니다. 위선이죠."-한국의 진보는요?"그냥 반박정희주의? 그들도 보수와 마찬가지로 대기업주의를 버린 적이 없어요. 가장 친시장적인 대통령(most free-market President)은 김대중이었다고 난 생각해요. 노무현은 인간적으로 정말 다른 느낌을 주는 사람이지만, 불법을 저지른 대기업 회장님들을 사면해줬지요. 새누리당은 숫자 이외엔 아무 철학이 없고, 새정치민주연합은 (한국말로) '새누리당의 그림자'로만 존재하는 것 같아요. 진보라면 사회적 약자들, 가난한 사람들, 여성과 게이들을 보호한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하는데, 이게 뚜렷하지 않아요. 이런 양당이 한국의 정치판을 장악하고 있어요."정치를 하는 분들이 산업화와 민주화 시대 분들이라 그럴까요. 가장 젊은 분들도 80년대 분이고. 새로운 비전이 필요합니다.

'박정희'와 '대기업'만 있는 한국, 정치가 원래 그런 건가요?
[토요판] 이진순의 열림 다니엘 튜더 전 이코노미스트 특파원 오래 묵혀둔 인터뷰다. 나는 그를 지난달 초 광화문에 있는 북카페에서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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